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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라이프/사비삼묘

사비의 집사 일기_고양이와 함께 사는 삶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매일이 털과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은색 옷을 자주 입지도 못하지만, 혹시 입게되는 날이면 돌돌이를 가지고 나가야 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주는 행복은 털과의 전쟁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엄청나죠.

강아지처럼 직접적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뭔가를 요구하고, 함께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는 없지만

그냥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행복한 미소가 흘러나와요.

사담씨는 원래 고양이를 무서워했었는데, 이제 저보다 더 유난을 떠는 고양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참 신기하게 늘 코코 페퍼 민트 순서대로 기차놀이를 해요.

고양이를 안 키우는 사람은 없어도 한 마리만 키우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둘째, 셋째를 들이는 일은 함부로, 귀엽다고, 무작정,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식으로 파양되는 고양이의 숫자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저희도 맞벌이를 하며 코코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둘째 입양을 고민하게 되었지만

코코를 데려올 때보다 훨씬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알아봤답니다.

하지만 순둥이 코코는 그렇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하악질 한번 없이 페퍼 민트 자매를 자식처럼, 동생처럼, 받아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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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언니를 독차지하고 싶은 페퍼와 민트

페퍼와 민트가 사비하우스에 처음 왔을 때, 1주일 정도는 격리를 시켜 뒀어요.

혹시 모를 전염병도 걱정되고, 일단 서로의 존재를 위험부담 없이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격리 기간이 끝나 코코와 페퍼 민트가 만났을 때, 저희는 거의 신비로운 기분까지 들더라구요.

코코는 주먹만한 페퍼와 민트를 보자마자 핥아 주고 보듬어 줬어요.

그리고 꽤 오랫동안 마치 제 자식처럼 빈 젖을 물리며 보살펴 줬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페퍼와 민트는 저희보다 코코언니를 더 좋아하고 따라요.

어느 아침 풍경

사비하우스의 냥이들은 핫플레이스가 정해져 있습니다.

일단 사진에 보이는 옷장 위! 그리고 소파와 침대 위!

그래서 언제 찍어도 사진의 배경이 대부분 비슷해요.

출근 전에 저러고 있는 애들이 귀여워서 찍어 둔 사진이네요.

다묘가정에서 고양이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낸다는 건 생각보나 엄청난 행운이에요.

저렇게 몰려다니며 부둥켜 자고, 서로 물고 빠는 애들을 보고 있으면 페퍼 민트를 데려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집 쪼꼬맹이 민트

민트는 우리집에서 제일 몸집이 작고, 그에 걸맞게 제일 예민합니다.

아주 깍쟁이 같은 성격에 제일 똑똑한 녀석이에요.

톡톡 쳐서 떨어트려 먹는 고양이 간식통이 있는데, 그걸 사용할 수 있는 건 오직 민트뿐입니다.

의사 표현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것도 민트인데요, 가장 말이 많고 목소리도 앙칼져요.

대부분 쓰다듬어 달라고 우는데, 본인이 원하는 만큼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발톱도 거침없이 세웁니다 ㅎㅎ

가장 마른 녀석인 만큼 입도 짧고 좋아하는 간식에 대한 주관도 뚜렷해요.

사비하우스 뚱냥 담당 페퍼

우리 페퍼로 말할 것 같으면, 사비하우스에서 가장 겁이 많은 아이입니다.

심지어 가끔은 사담씨나 저를 보고도 흠칫 흠칫 놀라곤 해요 ㅋㅋ

겁이 많고 예민한 데 비해서 먹성은 또 어찌나 좋은지!

방금 밥을 먹고도 누가 먹으면 꼭 쫓아가서 또 먹어서 덩치가 점점 옆으로만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제일 편식이 심한 것도 페퍼예요.

싫어하는 간식도 많고, 오로지 밥심으로 저렇게 살을 찌웠답니다.

이 녀석은 코코언니 빈젖을 가장 오래 찾았던 마마걸! 아직도 코코가 가는 곳은 꼭 쫓아가려고 해요~

말이 필요없는 순둥이 코코

코코는 사진에서부터 순함을 느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아무데서나 저렇게 발라당 누워버리고, 집에 오는 손님을 늘 궁금해하고 좋아하며 따릅니다.

가장 저희 손을 많이 타고, 또 셋중에 저희를 가장 사랑해 주는 아이!

그래서 사진도 코코 사진이 제일 많아요.

코코가 어릴 때 제가 잠깐 쉬던 때여서 시간을 많이 보내줄 수 있었거든요.

그게 성격 형성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동물을 키우다 보면, 정말 아기 한 명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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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단독 특집

코코는 좀 맹한 구석이 있어서 반응이 항상 반 박자 느려요.

그래도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오라는 말을 알아듣고, 따라 주는 아이.

잘 때도 꼭 사담씨나 제 다리 사이로 파고드는 아이.

엄마 아빠한테는 세상 아기처럼 굴면서도, 동생들을 듬직하게 보듬고 케어해 주는 아이.

정말 이렇게 완벽한 고양이가 있을까 싶게 사랑스러운 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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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애교가 느는 민트

막내는 어디를 가나 티가 난다고 하는데, 민트는 하는 짓도 꼭 막둥이같아요.

제일 투정을 많이 부리고, 제일 바라는 것도 많고, 짜증은 또 얼마나 쉽게 잘 내는지!

그래도 코코 언니만 오매불망 찾아대던 애기가 요즘은 저희한테도 부쩍 애교가 늘었습니다.

전에는 가까이 오지도 않던 녀석이 요즘은 쓰다듬어 달라고 옆에 풀썩 엎드러지기 일쑤예요.

제일 손이 많이 가지만, 귀여운 짓도 많이 하는 딱 막둥이 그 자체입니다.

여전히 언니가 최고!

우리 겁쟁이 페퍼는 아직도 언니 품이 제일 아늑하고 좋은가봐요.

독사진을 찍어줄 기회가 정말 많이 없어요. 항상 언니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이제 언니보다 덩치가 커졌는데도요 ㅋㅋ

항상 잡히는 투샷

이제 언니 뒤에 숨을 만한 덩치가 아닌데

그걸 모르고 아직도 자기가 아기인 줄 알아요 ㅎㅎ

저렇게 순한 코코도 한번씩 동생들을 혼내는데 페퍼는 한번도 혼난 적이 없어요.

매번 울고불고 도망가며 혼나는 건 언제나 민트!(이것도 완전 철부지 막내같죠?)

 

사비하우스에는 고양이가 세 마리나 있지만 전부 여아라 그런지

저지레하거나 실수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가끔 민트가 급하게 나오느라 응아를 바닥에 흘리는 정도?

뭔가를 엎지르거나 떨어트리지도 않구요, 오히려 애기들 물그릇을 제가 매일 엎지릅니다 ㅎㅎ

 

이렇게 가만가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썼어요.

본의아니게 스압 주의 딱지를 붙여야될 것 같은 포스팅이 되었네요 ㅋㅋ

종종 새로운 사진을 많이 모아 집사 일기를 올려 볼게요!

그럼 이만 안녕~~ :)